중국 증시가 정책 불확실성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무역 갈등 우려까지 증폭되며 9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0일 기준 대형주 벤치마크인 CSI300 지수는 전일보다 1.25% 하락한 3732.48로 마감했다. 연초 휴일을 제외한 첫 7거래일 동안 5.07% 하락해 2016년(-13.8%)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셈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도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특히 올해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으로 관세가 대폭 오를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 긴장 고조가 이미 둔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 회복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국방부는 6일 중국군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과 인터넷 서비스 업체 텐센트 등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총 134개로 늘어났다. 8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싱가포르 소재 금융 중개 업체인 삭소마켓츠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러한 대외 압력은 약한 소비자 신뢰, 타격을 입은 부동산 부문, 다가오는 부채 문제 등 중국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이러한 제반 상황은 불확실한 환경을 조성하며 투자자들이 보다 신중한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고 짚었다.
중국은 인민은행이 지난해 9월 통화정책을 완화 기조로 전환하면서 채권시장 랠리를 촉발했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심화됐다. 지난해 12월 중국 패시브 펀드에서는 11억 달러(약 1조6222억 원), 액티브 펀드에서 24억 달러(약 3조 5395억 원)가 유출되는 등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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