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 씨가 12·3 비상계엄 사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으로 혼란스러운 정치권을 작심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참 웃긴 양반”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12일 가요계에 따르면 나 씨는 지난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 콘서트 첫날 무대에서 자신의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말했다.
그는 두 팔을 들어 보이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우리 어머니는 형제가 어떤 이유가 있어도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며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를 위해서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나 씨는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TV에서 군인들이 전부 잡혀들어가고 있고, 어떤 군인은 찔찔 울고 앉았다”며 “여기에 우리 생명을 맡긴다니 웃기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북쪽의 김정은이 (이런 것을) 얼마나 좋아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선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전날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라며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고 밝혔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서 “왼팔이든 오른팔이든 다 몸에 필요한,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며 “그런데 오른팔이 감염되어 썩어가기 시작하면? 놔두면 죽는다면? 아니, 애초에 오른팔이 아니라 암 덩어리였는데 착각했다면?”이라고 적었다.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나 씨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도 “이 잘한 게 없으니 비상계엄도 그냥 넘어가잔 건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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