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수십 명의 시민들이 바지를 벗고 지하철에 탑승하는 이색 행사가 열려 화제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서 ‘노 트라우저 튜브 라이드(No Trousers Tube Ride·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2002년 뉴욕의 코미디언 찰리 토드가 7명의 참가자와 함께 시작한 것으로 이후 전 세계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 런던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참가자들은 오후 2시 45분께 런던 소호 차이나타운에 집결했다. 이들은 바지를 제외한 모든 의복을 완벽하게 갖췄으며 하의로는 알록달록한 속옷이나 복서 팬츠, 수영복 등을 입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웨스트민스터, 워털루, 사우스 켄싱턴 등 여러 역을 돌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등 평소와 똑같이 행동했다.
주최 측은 “이 행사의 유일한 목표는 ‘오로지 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창시자인 찰리 토드는 “이 행사는 무해하고 오로지 재미를 위한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이 정신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 주최자인 데이브 셀커크(40)는 “세상에 나쁜 일과 재미없는 일이 너무 많다”며 “그저 그 자체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참가자 중 한 명인 변호사 바질 롱은 “온라인에서 보고 ‘안 될 게 뭐가 있어?’라고 생각했다”며 “누군가가 에베레스트에 오른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똑같이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롱은 코트와 모자를 썼으며 하의로는 분홍색 속옷과 양말을 신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셰프 미리엄 코레아(43)는 분명한 참가 목적이 있었다. 그는 “저는 진짜 여성이고 제 몸매를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다. 모든 몸은 완벽하다”며 “이전까지 마른 여성들이 주로 참여했던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행사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끔찍하다’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하다’ 등의 비판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해변의 옷차림과 다를 바 없다’ 등의 옹호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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