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을 세 번째 조사하면서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수사의 끈을 조이고 있다. 경찰은 김건희 여사의 라인으로 지목된 김신 경호처 가족부장도 입건했으며, 현재까지 입건된 경호처 관계자는 총 5명으로 늘었다.
1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박 전 처장은 이날 세 번째 조사를 위해 출석했으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달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박 전 처장을 조사하고 있으며, 계엄 선포 전 상황 등 전반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있다.
당초 박 전 처장은 경찰의 1차 출석 요구 당시에는 따로 답변을 하지 않고 불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3차 출석 요구 후에 박 전 처장은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출석 날짜 조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3일 오전 9시 52분께 박 전 처장은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앞서 박 전 처장은 10일 한 차례 출석해 1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으며, 이달 11일 오전 9시에도 2차 출석조사를 받았다.
박 전 처장과 같은 혐의로 입건된 이진하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이달 11일에 출석했다. 경찰은 이진하 본부장의 휴대전화는 아직 제출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출석 여부에 대해서 경찰 관계자는 “필요하면 추가 조사가 가능하지만, 현재까지는 추가 조사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박 전 처장의 직무대리를 하고 있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3차 출석 기한인 이달 11일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 차장으로부터 불출석 사유서 등 특별한 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차 출석요구마저 묵살한 김 차장을 상대로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 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같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3차 소환통보 시점인 이날 오전 10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찰은 “아직 불출석임을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달 12일 김신 가족부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 뒤 오는 14일 오전 10시까지 경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김 부장의 입건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입건된 경호처 수뇌부는 총 5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이달 3일 진행된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채증자료를 분석해 김 부장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야당에서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경찰은 “채증 자료를 추가적으로 판독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경호처 관계자에 대한 추가 입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