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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과서 지위 박탈 위기…발행사들 집단 반발

‘수백 억’ 개발비·인건비 회수 어려워

구독료 인상 불가피…품질 저하 우려

정책 신뢰 붕괴…“행정·민사 소송 검토”

박정과 천재교과서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의 교과서 지위 유지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올해 전면 도입하려던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1년 동안 학교 선택에 맡기기로 하자 발행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이 교육권을 침해하고 정책 신뢰를 훼손한다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AI 교과서 발행사들은 “지난 2년간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한 모든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이 법안은 AI 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내용으로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해 이달 19일 정부로 이송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천재교과서, 와이비엠, 에누마,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 구름 등 7개 발행사가 참여했다.

발행사들은 교육부의 AI 디지털교과서 자율 도입 방침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지역 간 예산 차이와 교사 선택에 따라 도입 여부가 달라져 교육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상 천재교과서 상무는 “AI 교과서 사용 여부에 따른 학습 기회 격차는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행사들은 법적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구독료 인상과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신동희 YBM 부장은 “참고서는 교과서보다 가격이 20~30배 비싸다”며 “교육자료로 전환되면 가격 규제와 저작권 보호 체계가 사라지면서 구독료가 자연스럽게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품질 검정 기준이 없는 교육자료는 학습 콘텐츠의 완성도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발행사들은 “교과서는 엄격한 검정 절차를 거쳐 품질을 보장받지만 교육자료로 전환되면 이러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발행사들은 이미 과목당 약 30억~5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상태다. 복수의 과목을 개발한 일부 업체는 3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사들은 법적 지위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이러한 개발비를 회수할 길이 없어지고 사업 지속 가능성마저 위협받는다고 호소했다. 천재교과서 관계자는 “AI 발행사들은 1년간 AI 교과서 자율 선정이 이뤄질 경우 이것의 불법성을 다투는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발행사들에 발생한 실질적 손해에 대해서도 2차 소송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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