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13일 북한군의 교전 참여 지역 확대로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의 사상자가 30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생포한 북한군 병사와 러시아가 억류한 우크라이나 병사의 포로 교환을 제안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러시아 파병 북한군의 교전 참여 지역이 쿠르스크 전역으로 확대돼 북한군 피해 규모가 사망 300여 명, 부상 2700여 명으로 사상자 수가 3000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대규모 사상자 발생에 대해 “입수한 북한군 전투 영상을 분석한 결과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 및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과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전사자가 소지한 메모에서 북한 당국이 생포 이전에 자폭 자결을 강조하는 내용과 병사들이 노동당 입당 및 사면을 기대하고 있는 내용도 발견됐으며 최근 북한군 병사 1명이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된 사례도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생포된 북한군이 한국으로 귀순 입장을 표명할 경우 “북한군도 헌법적 가치를 봤을 때 우리나라 국민에 포함되기 때문에 포로가 된 북한군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에 입각해 우크라이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북한군 포로는 러시아에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인과 포로 교환을 하겠다"고 밝혀 지켜볼 부분이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한글과 영어·우크라이나어로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군인을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에 대한 진실을 한국어로 전해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오고자 하는 열망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한국으로 송환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편 생포된 북한군은 심문 과정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라고 물은 뒤 “여기서 살고 싶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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