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은 재단 출범 20년 간 부흥 10년, 침체 10년을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10년은 재도약을 통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겨룰 수 있는 오케스트라로 거듭날 것입니다.”
지난 해 10월 취임한 정재왈(61·사진) 서울시향 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K오케스트라 한류의 리더 역할을 앞장서서 하겠다”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의 취임 이후 ‘말러 대장정’ 프로젝트 2년차에 접어든 서울시향이 올해 집중하는 것은 미국 투어다. 오는 10월 27일 미국 뉴욕의 대표 콘서트홀인 카네기홀에 초청 받아 오케스트라 공연을 펼치고 미시간주, 오클라호마주에서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솔로 연주자, 오케스트라가 동반성장할 수 있어야 참다운 클래식 한류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미국 순회 공연도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함께하며 미국 동부 지역을 공략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새해에는 정기 공연과 더불어 젊은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기획 공연을 늘리는 것도 목표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신년 음악회에서 최연소 콩쿠르 우승자인 김서현 바이올리니스트를 협연자로 발탁한 것을 언급하며 “김서현도 서울시향을 통해 새롭게 많이 알려질 기회를 갖게 됐다”며 “앞으로 실력이 알려지지 않은 많은 연주자를 발굴해 무대에 올리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해묵은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 단원 정년제도 도입은 업계에서 주목하는 과제다. 그는 “원만한 노사합의를 통해 단원 정년제도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며 “올해 안에 충분히 설득하고 대화해서 결과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공석으로 있는 악장을 확보하는 일도 높은 순위로 삼고 있다. 정 대표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의 아티스트가 될 수도 있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좋은 분을 모셔오는 방법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멈춰있던 단원 채용도 지난해 비올라, 콘트라베이스, 트럼펫, 트럼본 등 네 개 파트에서 충원을 진행했고 올해는 최대 6명 정도의 단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예술단 이사장 겸 총감독을 비롯해 안양문화재단, 고양문화재단 대표 등을 역임한 정 대표는 큰 비전을 그리는 데 있어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과의 신뢰 관계를 중심에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정체성에 있어) 음악감독이 제일 중요한데 일부 클래식 팬들 사이에 선호도가 갈린다는 평도 들었지만 곧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그분의 컬러가 서울시향의 음악적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