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성관계 하지 않는 동성애자 남성의 경우 신학교 입학을 허용한다는 새 지침을 승인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주교회는 동성애자 남성의 신학교 입학을 허용하는 교황청의 새 지침을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이 지침은 향후 3년간 시범 운영된다.
지침에 따르면 신학교는 사제 후보자의 성적 취향을 인간 성격의 한 요소로만 고려해야 한다. 다만 동성애 성향을 공개적으로 과시하거나 실천하는 이들은 사제 교육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게이 문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성직 입문이 불가능하다.
이는 2016년 발표된 기존 지침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시 지침은 ‘동성애 성향이 깊은’ 남성의 신학교 입학을 전면 금지하는 것이었다.
이탈리아 주교회는 지침이 바티칸에서 승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일부 국가의 주교회는 이번 지침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는 사제들이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성소수자(LGBTQ) 포용 정책을 펼쳐왔다. 2013년 교황 즉위 직후 “동성애자가 하느님을 찾고 선의를 가졌다면 내가 누구를 심판하곘냐”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교황은 지난해 이탈리아 주교단과의 비공개회의에서 남성 동성애자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용어인 ‘프로차지네((frociaggine)’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교황청은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성애 혐오적인 용어를 사용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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