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 다발한 대형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산불 피해 현장을 히로시마 원폭 피해와 비교한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일본 원폭 피해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는 LA 주변 산불로 불탄 현장 흔적에 대해 "원폭 투하 뒤 히로시마와 같다"고 발언했다. 9일엔 LA 경찰관이 기자회견에서 산불 피해 상황을 설명하며 "이 지역에 원폭이 투하된 것 같은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원폭과 산불 피해는 애초 비교 대상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마키 도시유키 니혼히단쿄 대표위원은 LA 산불 피해에 대해 "자기 집이 불탄 이도 있어 안타깝다"면서도, "히로시마의 희생은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핵무기를 사용한 큰 재난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직 그런 발언을 하는 이들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니 슬프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 LA 서부 해변에 위치한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처음 발생한 산불로 인해 현재까지 사망자와 실종자가 각 16명 발생했으며, 불 탄 건물은 1만2000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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