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소추로 인한 직무정지 상태로 한남동 관저에 칩거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대형 산불에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직무가 정지돼 있는데 ‘내가 대통령이다’라는 과대망상증이 아직 계속되는 모습”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윤 대통령 때문에 우리 5200만 국민들, 특히 해남 같은 시골에서도 (매출이) 절반 이상이 떨어졌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런 것은 눈에 안 보이고, 미국 산불 걱정할 필요 없이 자기 걱정이나 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지혜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탄핵으로 직무 정지된 자가 여전히 대통령 행세를 하다니 황당무계하다”며 “반성은커녕 여전히 대통령 행세를 하며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며 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수괴, 적법한 법 집행을 거부한 채 ‘석열 산성’에 숨어있는 내란수괴의 뻔뻔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윤석열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석열 산성에서 나와 순순히 체포에 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나는 곧 돌아올 것이고, 정상적으로 나는 여러 가지 사안을 살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이 안에서 상황을 오판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들은 지금 계엄에 대해서 상당한 스트레스성 증후군을 겪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심리적으로 굉장히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여권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직무도 정지된 상태에서 그런 메시지를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며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더 고통스럽고 힘들어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조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을 사랑하고 아낀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자진 출두해 조사받는 것이 좋다”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윤 대통령을 영장을 발부받아서 체포하겠다고 경찰들이 준비하고 있고, 온 국민이 그걸 쳐다보면서 불안과 혼란과 걱정, 근심을 하고 있는데 LA 산불로 미국 국민들을 걱정하는 메시지를 내시면 일단 첫 번째 멘탈 갑(甲)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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