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가 아열대인 대만까지 내려오면서 올해 들어 492명이 '병원 밖 심정지(OHCA)'로 사망했다.
13일(현지시간)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각 지자체 소방국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총 492명의 비외상성 내과 관련 OHCA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11일에는 55명의 OHCA 환자가 발생해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면서 이들 중에는 중장년층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파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자 대만 중앙기상서(CWA·기상청)는 이날 오전 저온 특보를 발령했다. 이어 노인과 취약 계층의 저온으로 인한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만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3952m인 위산(玉山)의 지난 12일 새벽 기온은 영하 8.2도를 기록했다. 1월 대만 타이베이의 평균 기온은 20도 안팎이었다.
북회귀선에 걸쳐 있는 대만은 한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을 유지하는 아열대 기후의 나라다. 이 때문에 주거시설에 온돌과 같은 난방 기구가 제대로 갖춰진 곳이 많지 않다.
게다가 겨울철 습도도 높다 보니 실제 체감온도가 더 낮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처럼 기온이 갑자기 5~8도로 떨어지면 저체온증 사망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22년 1월에도 북극발 기습 한파로 기온이 6도까지 떨어지며 이틀 동안 126명이 사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8년에도 5일간 8도까지 떨어지는 추위가 지속돼 134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립대만병원은 심혈관 질환이나 관련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들,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아침 이른 시간에 심혈관 응급 상황이 쉽게 발생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병원 측은 "60대 이상뿐만 아니라 40, 50대도 주의해야 한다"며 "40~50대는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급성 반응이 나오기 전까지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의 위험인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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