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아파트 공급 감소와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서울 빌라와 오피스텔의 월세 가격이 치솟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2021년 6월=100)는 지난해 11월 104.87로 2023년 2월(100.84)부터 2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1월 이래 역대 최고다. 같은 달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도 101.58로 1월(100.9)부터 11개월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로 전세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월세로 수요가 쏠린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계약된 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량은 13만 4683건이다. 이 가운데 월세 거래는 7만 2728건으로 약 53.9%를 차지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비중이 24%포인트나 커졌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의 여파로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1월 전국 비아파트 입주 물량(준공)은 3만 813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7.7% 감소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올해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대 보증 기관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100%에서 90%까지 낮추기로 한 만큼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면서 월세 가격이 더욱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보증 비율 하향 조정은 결국 전세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대출금 부담에 월세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사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보다 빌라 등 비아파트부터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