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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독주에 트럼프 효과까지…다시 ‘킹달러’

달러지수 110 눈앞…2년 만에 최고치

고용 강세 등 美경제 독주에 달러 강세

트럼프 관세·감세 정책 전망도 상승요인

유로화, 다시 '1달러=1유로' 눈 앞

미국 경제가 강세를 보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킹달러’가 돌아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이 확정된 후 대대적인 감세와 관세 정책 전망을 타고 상승했던 달러 가치는 미국 경제 호조와 맞물려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유로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날 109.65에서 0.31포인트 상승한 109.96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1월 9일(110.55)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달러 지수는 특히 이날 한때 110.18까지 치솟는 등 110 안팎에서 움직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카 타노스 뱀버키디스는 “미국 달러는 명목과 실질 가치 등 여러 측정 방법을 적용할 때 역사적으로 아주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적어도 수십 년 사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 강세는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 경제만 독주하는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에 힘입어 달러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노무라의 G10 외환전략책임자인 도미닉 버닝은 “미국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와 징후가 있었지만 이 같은 우려는 (최근 주요 실적으로) 완전히 메워진 것 같다”면서 “미국 경제는 달러 강세와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정당화할 만큼의 회복력을 증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12월 고용 지표 강세는 이날 달러 가치 상승의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 6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15만 5000명)보다 10만 명 이상 많은 수치다. 실업률도 4.1%로 전월(4.2%)보다 떨어졌다. 보험 그룹 취리히의 최고투자전략가인 가이 밀러는 “미국 경제는 세계 대부분과는 다른 방식으로 춤을 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줄었다. 올해 연준이 25bp씩 2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봤던 BofA는 12월 고용지표 발표 이후 당분간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수정했다. 이런 분위기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4.8%를 오르내리며 5%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뜨거운 고용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져 국채 금리가 뛰고 이에 발맞춰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순환 고리가 형성된 셈이다.

트럼프의 관세와 재정 정책 전망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이 관세를 높이면 미국 수출이 어려워져 다른 나라의 경제가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시장은 트럼프가 세금을 인하하면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미국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채 공급이 늘면 국채금리가 뛰고 이는 달러 상승을 부추긴다.

이와 달리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 통화 가치는 최근 하락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까지 유로당 1.1달러대를 유지하던 유로화 가격은 이날 1.02달러로 떨어졌다. 1유로의 가치가 1달러와 같아지는 ‘패리티’ 시대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유로 가치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역대 두 번뿐이다. 한 번은 닷컴버블이 붕괴했던 2000년 2월~2002년 11월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던 2022년 8월~2022년 11월에도 패리티 양상을 보였다. 일본 엔화 가치도 이날 157.57엔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 호조나 트럼프 효과 등 달러 상승 요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달러의 고공 행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BofA는 “올 상반기까지는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트럼프의 정책 효과가 구체화하는 하반기에 다소 누그러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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