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의료원 의과학문명원은 경희대치과병원, 경희대 기독치과봉사단(CDSA),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와 협력해 안산시 이주민·지역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치과 봉사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이뤄진 봉사에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함께 했다. 안산 산정현교회, 세종헬스케어, 바텍이 후원하고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외국인근로자 무료진료소 이동진료차량’ 위탁사업과 연계한 덕분에 한층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봉사단은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4층 대강당을 임시 치과진료공간으로 꾸렸다. 정문 앞에는 이동진료차량을 배치해 이원화된 치과 치료 체계를 마련했다. 또 예진과 휴대용 엑스레이(X-ray) 촬영을 통해 환자의 치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30분 이상의 집중치료가 필요한 경우 이동진료차량에서, 간단한 치료만으로 충분한 경우 대강당에서 진료를 진행해 효율성을 높였다.
은수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실장은 “지난해 1월에 첫 장기 치과봉사가 시작되면서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치료받은 분들을 계속 추적·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고 밀헸다.
봉사팀은 5~6세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보호자가 치료받는 동안 아이들을 세심하게 돌보는 등 환자들이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실제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 차례 진료 예약을 미뤄왔던 필리핀 출신의 35세 남성 환자는 주변 지인의 권유로 봉사단을 찾아 무사히 치과 치료를 마쳤다. 이동진료차량에서 그의 집중치료를 맡은 강희민 치과의사(경희대 동문)는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며 몸을 계속 움직여서 평소에도 치과치료를 받기 어려웠던 환자였다. 충분한 상담과 예진 과정을 거친 뒤 마취와 치료 단계를 일일이 설명해주면서 안정감을 높였다”며 “오랜 시간 동안의 치료를 모두 마친 뒤 환자로부터 감사 인사를 들었을 때, 봉사의 보람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번역기를 활용해 의료진과 소통하며 장시간에 걸쳐 치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들이 서투른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순간은 봉사단에게 가장 뜻깊은 순간이다.
우정택 경희대의료원 의과학문명원장은 “우리나라는 다문화사회와 초고령사회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으며, 이주민과 지역민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매년 치과봉사를 진행해 온 만큼, 앞으로도 정기적인 봉사를 통해 더욱 많은 분들이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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