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의 한 중학교가 자해나 자살 시 학교와 무관하다는 서약서를 학생들에게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양청뉴스, 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광둥성 우화현 수이자이 중학교는 학생들에게 '생명 존중'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 서약서에는 "내가 자해나 자살을 하더라도 학교와는 무관하며, 본인과 부모, 보호자는 학교나 교직원에게 어떠한 손해배상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사실은 한 학부모가 소셜미디어에 서약서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학부모는 교육당국에도 이를 제보했다고 밝혔다.
여론이 악화되자 현지 교육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학교 측은 지난달 23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생명 존중'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이후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서약서에 서명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약서에는 "나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것을 약속한다. 어떤 이유로도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낙관적인 자세로 계속 싸우며 노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교육 당국은 학교 측에 서약서를 회수하고 무효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설명하도록 했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 내 모든 학교가 교육 방식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심리적 안녕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학교가 모든 도덕적 경계를 넘어섰다"며 "자해나 자살을 막으려 노력하는 대신 책임 회피용 서약서를 받는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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