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당시 트위터) 지분 매입 과정에서 증권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제소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SEC는 1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기 이전에 보유했던 지분을 공개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할 시 이를 공개해야 하지만 머스크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2022년 3월 트위터 지분 9% 이상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머스크는 보유 사실을 공개했다면 주가가 올라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며 최소 1억 5000만 달러(약 2190억 원)이 과소평가됐다고 추산했다.
머스크 측 변호사인 알렉스 스피로는 성명을 내고 “머스크는 잘못한 것이 없으며 이번 소송은 가짜”라며 “SEC의 다년간 이어진 괴롭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X에서 SEC가 벌금을 포함한 합의를 48시간 내 받아들이도록 압박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여러 혐의로 제소될 것이라는 내용의 ‘합의 요구서’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SEC는 앞서 머스크가 당시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 트위터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증권 사기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해왔다.
SEC의 이번 제소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엿새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트럼프가 취임하는 이달 20일 사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차기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수장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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