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으로 한국·일본 등을 거론했다가 “공부 좀 하라”는 핀잔을 들었다.
AP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은 헤그세스 지명자에게 아세안 회원국이 몇개국인지, 이름을 하나 댈 수 있는지, 미국이 이 국가들과 어떤 협정을 맺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헤그세스 지명자는 “정확한 아세안 회원국 숫자를 말할 수는 없다”면서 한국과 일본, 호주와의 동맹 관계를 언급했다.
1967년 설립된 아세안에는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10개국이 속해있으며 동티모르가 11번째로 가입할 예정이다.
헤그세스의 답변을 들은 덕워스 의원은 “그 세 나라 중 어느 나라도 아세안 회원국이 아니다”라며 “공부 좀 하지 그러냐”고 핀잔을 줬다.
덕워스 의원의 이 질문은 헤그세스 지명자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한 뒤 나왔다. 이 지역에서는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아세안 회원국인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는 남중국해의 거의 모든 영역에 대한 중국의 주권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중국의 침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이 아세안 회원국인 태국·필리핀과 조약을 맺고 있으며 그간 중국의 영향력 확산 저지를 위해 아세안에 공을 들여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세안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정도였다고도 설명했다.
아세안이 매년 개최하는 국방장관 회의에는 미 국방부 장관이, 외교장관 회의에는 미 국무부 장관이 참석하며 이들 회의는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연례 정상회의로 이어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