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이 잠자고 있던 지하보도에 불을 지른 남성의 영상이 공개됐다.
13일 경찰청이 공개한 영상에는 이 남성의 경악스러운 행동이 그대로 담겼다. 지난해 11월 20일 밤 10시께 노숙인 10여 명이 자고 있던 남대문 지하보도 내 방수 천막이 씌워진 철제선반 앞으로 한 남성이 다가왔다.
잠시 후 남성이 자리를 떠나자 선반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불길이 치솟았다. 삽시간에 불길이 커지면서 검은 연기를 내뿜었으나 다행히 시민이 소화기로 진압했다.
출동한 경찰은 화재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라이터로 선반에 불을 지른 남성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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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CCTV 영상으로 피의자를 특정해 숨어있던 50대 남성을 찾아 범행 추궁 끝에 검거했다.
남성은 술을 마시고 노숙인들과 언쟁을 벌이다 홧김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CCTV에는 남성이 숨어서 불이 나던 순간을 태연하게 지켜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남성은 같은 장소에서 종종 잠을 자는 등 노숙인들과 알고 지낸 사이로 밝혀졌다.
한편, 방화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경찰은 남성을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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