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 업무지구(CBD)가 대대적인 변신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조 원 규모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이 첫 삽을 뜬 데 이어 힐튼호텔 재개발, 을지로 세운지구 재개발 등 메가 프로젝트들이 올해 착공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16일 부동산 개발 업계에 따르면 서울역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 재개발 시행사인 와이디427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는 본격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앞서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조달한 1조 4000억 원 규모 브리지론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을 협의하고 있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재개발 사업장은 지난달 서울시로부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상반기 착공을 준비 중이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395번지 일원 2만 350㎡ 규모 부지에 공공청사를 포함한 건물 2개 동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PF 규모는 약 4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PFV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아직 큰 시기인 만큼 우선 브리지론을 연장해놓고 본PF는 금리 등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며 "상징성 있는 자산(트로피 에셋) 사업인 만큼 여유를 가지고 사업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PFV 주요 주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인근에 위치한 메트로·서울로 타워 재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약 1조 5000억 원 이상의 본PF 조달을 연내 시작할 계획이다.
두 지역의 개발이 2030년경 마무리되면 연면적 약 46만㎡에 달하는 업무공간이 서울역 앞에 들어서게 된다. 지하 10층~지상 39층 규모의 첨단 오피스·호텔이 힐튼호텔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또 메트로·서울로 타워는 지하 9층~지상 34층 오피스와 최상층 전망대로 변신한다.
인근에 있는 세운 3-2, 3-3구역은 지난달 1조 7500억 원의 본PF 조달을 완료하고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을지로3가 143-4일원 연면적 17만 909㎡ 규모 부지에 지하 9층~지상 36층 오피스 2개 동을 짓는 사업이다. 대주단에 참여한 NH투자증권은 준공 후 오피스 1개 동에 대해 약 9500억 원 규모로 선매입도 확약했다. 시공사는 포스코이앤씨다.
한화그룹이 시행하는 2조 원 규모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도 지난달 첫 삽을 떴다. 이 사업은 봉래동2가 122번지 일대 유휴 철도 용지 2만 9093㎡ 규모의 부지에 주거형 오피스텔과 오피스, 숙박시설 등을 개발·분양하는 프로젝트다. 한화임팩트 등 한화그룹 계열사가 시행한다. 준공 예정 시기는 2029년으로, 지하 6층~지상 최고 39층, 5개 동, 연면적 35만㎡ 규모의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공사비 급등에 따른 개발 사업의 수익성에 의문이 커진 가운데 올해 PF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경매가 잇따라 유찰되며 땅값이 떨어지는 반면 우량한 사업자가 붙은 대형 개발 현장에는 돈을 대겠다는 투자자가 줄을 서고 있다”며 "특히 서울 주요 입지의 재개발 사업 등 도시재생 사업에 관심이 몰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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