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배우 납치 사건이 태국 관광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태국 최대 관광객인 중국인들이 안전 우려로 줄줄이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SNS 샤오홍슈에서 '태국 여행 취소' 관련 게시물이 38만 건을 돌파했다.
중국 최대 여행사 씨트립은 "이달 말까지 예약된 태국행 단체관광이 1건, 12명에 불과하다"며 "왕싱 납치 사건이 관광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 여행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춘제 연휴에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10~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치앙마이는 안전한가", "태국 여행을 취소하고 싶을 때 여행사에 환불해 달라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냐" 같은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배우 왕싱(31)이 태국-미얀마 국경지대에서 실종됐다가 3일 만에 구출됐다. 왕싱은 드라마 캐스팅을 미끼로 유인돼 미얀마 미야와디 지역으로 납치됐으며, 중국인 대상 사기 수법을 강요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중국 모델 양쩌치(25)의 가족도 양쩌치가 왕싱과 비슷하게 지난달 20일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미얀마 실종 중국인 174명의 가족들도 실종자를 찾아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3550만명이며, 이 중 중국인이 673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관광산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신속한 수사를 주문했다. 왕싱은 태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국은 안전하며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답했다.
미야와디는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을 일삼는 중국계 등 범죄 조직들의 근거지로 악명이 높다. 한국 외교부도 이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출국권고)에서 4단계(여행금지)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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