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한복판에 있는 대형 상점에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장면이 포착됐다. 다만 해당 브랜드들이 북한에 공식적으로 입점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무단으로 지적재산권을 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13일(현지 시각) NK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류경금빛상업중심’(류경 골든 플라자)이라는 쇼핑몰에 디올, 샤넬 등 해외 명품부터 이케아, 아디다스, SK-Ⅱ 등 여러 해외 브랜드의 간판을 단 매장을 개설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류경금빛상업중심은 현재 북한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호텔, 사무실, 식당, 상가 등이 갖춰진 복합 쇼핑몰이다.
이번 매장 입점은 해당 브랜드 본사에서 직접 진행한 것이 아니라 북한이 무단으로 진행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 이케아 측 대변인은 NK뉴스에 북한에 브랜드 상표를 허가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류경금빛상업중심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캐릭터를 무단으로 그려 넣은 대형 미끄럼틀을 설치했다. 이 대형 미끄럼틀은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포착됐다.
북한의 해외 상표 무단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한국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를 대동강변 주민종합편의시설에 입점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며 뽀로로, 헬로키티, 디즈니 캐릭터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을 통해 해당 브랜드의 물건을 무단으로 들여와 평양 시내 상류층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북한 내부에는 장마당 활성화로 인해 일정한 소비층이 형성돼있다”며 “중국에서 무단으로 물건을 들여와 북한 고위급 소비층에 판매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북한은 이케아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故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직접 연설에서 이케아를 언급하는가 하면 2018년에도 평양 광복백화점에 스웨덴 가구 대기업이 제조한 가구를 판매하는 전시실이 있다고 홍보했다. 당시에도 이케아 측은 “합의에 따라 판매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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