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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유산 잿더미될 뻔"…LA 산불 견딘 세계적 미술관, 어디길래?

게티 미술관 LA 산불 피해 벗어나

방화 시스템과 체계적인 대응 주목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 대형 산불에도 손상되지 않은 게티 미술관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일대에서 막대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대형 산불에도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알려진 ‘게티 미술관’이 체계적인 대응과 첨단 방재시스템으로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게티미술관 건물은 게티 센터와 게티 빌라로 구성돼 있고 기원전 6500년에서 서기 400년 사이의 로마, 그리스, 에트루리아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 유산이 잿더미가 될 위기를 벗어난 것이다.

1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LA의 팰리세이즈 지역 산불로 불길이 게티 빌라 동쪽 벽 1.8m 앞까지 번졌지만 미술관은 피해 없이 소장품을 지켜냈다.

화재 당일 오후 2시 40분쯤 부지 내 레스토랑 뒤 경계벽으로 불이 번졌고, 오후 3시 15분쯤 야외 클래식 극장 위 덤불에서도 불이 발생했으나 진화됐다. 뒤이어 오후 3시 59분쯤에는 미술관 보행자 게이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보안팀이 금새 진화했다.



미술관 측은 불이 번지기 전인 오전 10시 40분부터 비상 운영 센터를 가동하면서 신속히 대응했다. 지난해 이미 잡초 제거를 완료했고 화재에 취약한 조경을 정비하고 나무 캐노피를 지면에서 높게 유지하는 등 화재 예방 조치를 취한 상태였다. 화재 당일 아침에는 불이 번지지 않도록 부지 전체에 물을 뿌리는 관개 작업을 실시했다. 오전 11시 4분쯤에는 연기 유입을 막기 위해 미술관 문을 봉쇄했다. 비상 통제실에서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고 직원들은 24시간 교대 근무로 밤새 화재 위협을 감시했다.

게티미술관은 화재 예방을 위해 방화 콘크리트 벽과 타일 지붕, 정교한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넓은 광장, 발화 가능성이 적은 수목도 화재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한다. 화재시 진화를 위한 100만 갤런(약 379만ℓ) 용량의 물탱크도 있다. 스프링클러 시스템은 시립 수도관과 연결돼 있으며 산불 경고 시 즉각 가동된다. 미술관 내부에는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금고형 문이 설치돼 있고 각 갤러리에도 비상용 스프링클러가 마련돼 있다. 공기 여과 시스템은 연기나 불씨가 통풍구를 통해 유입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게티 미술관은 LA 관광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유명 미술관이다. 게티 빌라는 추가 공지 시까지 휴관에 들어갔으며 게티 센터는 오는 21일 재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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