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사장을 지낸 ‘보수 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전 윤석열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에 대해 “文法(문법)과 사실과 法理(법리)에 맞지 않은 내용이 너무 많다”며 “역대 대통령들이 쓴 글 중 최악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조 대표는 15일 조갑제닷컴에 ‘윤석열이 죽어야 법치가 산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부제목으로는 ‘최악의 변명문 讀後記(독후기)’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 중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습니다”라는 문구에 조 대표는 “과장이 지나치면 거짓말이 되는 경우”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의 법이 다 무너졌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체포되고 계엄선포가 무효가 되며 탄핵심리가 진행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법이 모두 무너졌다면 정글의 야만으로 회귀했다는 뜻인데, 지난 3년 간 법치의 수호자였던 본인은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체포영장 청구 및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의 발부, 공수처와 경찰의 집행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 조 대표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법원 영장도 일단 불법으로 몰고 간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와 경찰이 합쳐서 공조수사본부를 만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하여 법원이 여러 건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그 자체로 수사권을 인정한 판례”라며 “서울서부지원(서부지법)에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관저 소재지(서울 용산구) 관할 법원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영장 발부나 이의신청 심리 자체를 불법이라고 단정하는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내합남불’이다. 내가 유리하면 합법, 불리하면 불법이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이 법원에 체포영장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한 사실도 거론하면서 “법원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일터인데, 기각이 되니 또 불복하여 불법이라고 외친다. 게임의 규칙을 지키지 않으니 無道(무도)하다”고 평가했다.
조 대표는 윤 대통령이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은 것에 대해서는 “법률기술자로서의 온갖 특권을 다 누린 이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을 두고 윤 대통령이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 구역을 소방 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습니다”라고 적은 문구에 조 대표는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방장비라고 하면 물대포나 크레인 같은 걸 연상시키는데 경찰은 절단기 사다리 같은 자체 장비를 동원했지 소방장비를 쓴 것은 아니다”라며 “'침입'은 도둑질에 해당하는 말인데 헌법수호의 책무를 진 사람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도둑 정도로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기분에 맞지 않으면 모두가 적이 된다. 이준석도 한동훈도. 기초적인 사실 파악이 안되는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나 의대증원 2000명 밀어붙이기도 이런 식으로 했을 것이다. 그가 추진한 개혁이 과연 사실에 기초했는지 점검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특히 우리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정말 재인식하게 되고, 여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지금은 법이 무너지고 칠흑같이 어두운 시절이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라는 윤 대통령 메시지의 마지막 부분에 대해 조 대표는 “오늘은 법이 무너진 날이 아니고 무너질 뻔한 법이 일어나 최고 권력자를 응징한 날이다. 그러니 윤석열이 죽어야 법치가 산다”고 반박하며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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