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9%로 올라서며 5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을 제쳤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나왔다.
한국갤럽은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39%, 민주당 3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직전 조사(1월 2주)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5%포인트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그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4주차 조사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달 중순(12월 2·3주) 현 정부 출범이래 최저치인 24%를 기록한 이래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달 3주차 조사에서 48%의 지지율을 기록해 현 정부 출범 이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민의힘과 격차를 벌였지만, 이번 달 들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의 비등한 구도로 되돌아갔다.
한국갤럽은 “국민의힘 지지도는 총선·대선·전당대회 등 정치적 이벤트가 있을 때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여왔다”며 “최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진영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한 가운데 기존 지지층을 향한 대통령과 여당의 거듭된 메시지도 그와 같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비상계엄 이후 현재까지의 정당 지지율 양상은 8년 전 탄핵 정국과 확인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조국혁신당 4%, 개혁신당 2%, 진보당·기본소득당 등 이외 정당 지지율은 각각 1%로 조사됐다.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無黨)층'은 1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은 찬성 57%, 반대 36%로 집계됐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찬성이 7%포인트 줄고, 반대가 4%포인트 늘었다. 20~40대의 탄핵 찬성이 지난주 70%대에서 60%대로 줄고, 60대는 찬반 양분에서 반대 쪽으로 기울었다.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인 지난달 2주차 조사에서 탄핵 찬성 75%, 반대 21%였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여 동안 성향 진보층을 제외한 중도·보수층, 전 연령대에 걸쳐 기류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전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판결 전까지 3개월간 찬반 여론이 크게 바뀌지 않았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2016년 12월 탄핵 여론은 찬성 81%·반대 14%, 2017년 3월 초에는 찬성 77%·반대 18%로 조사된 바 있다.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를 기록하며 두 달째 30%를 웃돌았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7%,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6%, 오세훈 서울시장이 4%로 집계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각각 1%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현 정부 출범 후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아온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던 지난해 3월 선호도 24%에 달했으나, 총선 후 줄곧 10%대에 머물다 탄핵안 가결·당대표 사퇴 후 한 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며 “김 장관은 고용노동부 장관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8년여 만에 장래 정치 지도자로 언급됐고 이후 계속 이름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6.3%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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