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의 ‘윤석열 대통령 헌정곡 합창’이 논란인 가운데, 가수 권진원과 이승환이 이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권진원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호처의 윤 대통령 헌정곡 합창을 보도한 뉴스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게시하며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장미꽃 한 송이와 시집 한 권의 선물만으로도 행복한 생일을 보낼 수 있는 연인들의 사랑 노래 ‘해피버스데이 투유’가 이렇게 개사되다니…”라며 “정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전날 SBS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2023년 12월 윤 대통령의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경호처 직원들은 윤 대통령을 찬양하는 '창설 기념행사 메들리'를 합창하며 권진원의 노래 '해피 버스데이 투유'를 불렀다. 이들은 기존 노래를 '새로운 대한민국 위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 '사랑하는 대통령님 생신 축하합니다'라고 개사했다.
이승환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 감성 가득하다”며 “경애하는 윤석열 동지의 위대한 령도력의 비결은 종 치고 북 치는 종북 타령에 있단 말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윤석열 동지 만세! 만세!”라고 비꼬았다.
당시 행사에서는 유명 뮤지컬 ‘렌트’의 ‘시즌스 오브 러브’(Seasons Of Love)라는 노래도 개사해 불렀다. ‘84만 5280분 귀한 시간들 취임 후 쉼 없이 달린 수많은 날’, ‘당신이 보여준 넘치는 사랑 따뜻한 손길과 사랑이 필요한 곳에 언제나 함께했죠’, ‘오로지 국민만 생각한 당신 고마워요’ 등의 가사가 포함됐다. 이 행사는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고,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 차장이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이날 ‘윤 대통령 헌정곡 합창’에 대해 “반대로 여러분들은 생일 때 친구들이 축하파티나 축하송(노래)을 안 해주냐”며 “업무적인 것을 떠나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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