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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美 지재권 분쟁 종결, 탈원전 집착 벗어나 K원전 수출 협력해야


원자로 기술을 놓고 지식재산권 분쟁을 벌여오던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가 17일 법적 분쟁을 모두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한국·미국 정부 차원에서 ‘원자력 수출·협력 약정(MOU)’에 서명한 데 이어 두 업체가 지재권 분쟁까지 매듭지음으로써 양국이 유럽·중동 등 세계 원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당장 한수원은 3월쯤에 총 24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 본계약을 무난하게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은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등 조선 분야와 함께 한미 양국이 협력해 서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힌다. 미국의 원천 기술과 한국의 응용·개발력 및 가격 경쟁력이 합쳐지면 원전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러시아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 마침 주요국들은 인공지능(AI) 혁명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에너지 안보 등을 고려해 원전 산업 육성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절연하지 못하고 K원전 르네상스에 제동을 걸고 있다. 거대 야당이 정부 측에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원전 건설 계획을 축소하지 않으면 국회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압박하는 바람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중 1기가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소형모듈원전(SMR)을 포함해 최대 4기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었다. 최근 정부가 원전의 계속 운전 허가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도 야당의 반대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원전 정책이 흔들리면 에너지 안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신성장 동력인 원전 수출도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야당은 전(前) 정부의 과속 탈원전으로 원전 산업이 고사 위기에 놓인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원전 산업 육성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수권 정당’을 지향한다면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모두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추진하면서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처리 등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복합위기 상황에서 경제·안보를 모두 챙기려면 한미가 원전 등 에너지 공조에 본격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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