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초·중·고등학교 방학 영향으로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최고 수준의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두 가지 A형 독감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며, 한 시즌에 두 번 감염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둘째 주(5~11일) 기준, 동네 의원을 방문한 1000명 중 86.1명이 독감 증상을 보였다. 이는 전주(99.8명) 대비 13.7% 감소한 수치지만, 9년 전 최고 수준(86.2명)에 근접한 수치다. 양진선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장은 “학교 방학으로 인해 독감 환자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행 수준은 여전히 높다”며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독감 유행은 예년과 달리 두 가지 A형 바이러스(H1N1pdm09, H3N2)가 동시에 확산되며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달 둘째 주 데이터에 따르면 H1N1이 36.4%, H3N2가 16.9%를 차지했했다. 보통 A형 바이러스가 겨울철 유행하고, 봄철에는 B형 바이러스가 약하게 돌지만, 이번 시즌처럼 동일한 시기에 두 가지 A형 바이러스가 동시에 확산되는 사례는 이례적이다.
현재 접종 중인 독감 백신은 네 가지 바이러스(A형 2종, B형 2종)에 대응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독감에 한 번 걸렸더라도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므로 가능한 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독감 환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중증 합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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