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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발부에 지지자들 ‘폭동’… 법원 침입해 물건 부수고 소화기 분사[尹 대통령 구속]

법원 향해 욕설·고성, 폭력까지

경찰 바리케이트도 산산조각 나

"진정하라"… 지지자 간 분열도

서울구치소 앞은 비교적 한산해

찬성 집회도 있어 갈등 조짐 有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새벽 지지자들이 경찰 바리케이트를 부수고 난동을 벌이고 있다. 이승령 기자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오전 3시. 모두가 잠든 늦은 시간이었지만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인근은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들은 지지자들이 폭동의 준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오전부터 서부지법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오던 지지자들은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가 증거인멸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격분하며 서부지법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서부지법 후문을 월담해 경내로 침입했다. 이들은 법원을 향해 욕설을 하며 “판사 다 내려와”, “자유대한민국은 죽었다”고 외쳤다.

폭력행위도 이어졌다. 정문 인근은 지지자들이 뿌린 소화기로 시야가 흐릿했다. 법원 경내에 침입한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을 향해 유리병 등 물건을 외벽에 집어 던지거나 집기를 파손했다. 서부지법의 간판과 유리창은 깨져있었고, 지지자들의 접근을 막던 경찰 바리케이트도 산산조각이 난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깨진 유리창을 넘어 서부지법 건물 안으로 침입하고 있었다.

한 지지자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은 3년 내내 (재판을)끌면서 내가 이럴 줄 알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북을 치며 고함을 내질렀다. 보수 유튜버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에서는 연신 “해산하면 안된다. 해산하면 경찰이 후문 쪽으로 갈 것이다. 시간을 더 벌어달라”는 요구가 흘러나왔다.

지지자들 간 내부 분열도 발생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에 침입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그만하라”며 만류했다. “다시 도로로 나와 달라”고 외치는 지지자와 “선동하지 말아라”고 반박하는 지지자 사이에서 말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훼손된 담벼락 인근에서는 일부 지지자가 법원에 침입한 지지자에게 “분풀이 했으면 됐다. 빨리 나와라”라며 “너희 때문에 집회가 이상하게 됐다. 경찰들이 출동했다”고 외쳤다.

경찰은 경력을 파견해 난동을 부리는 인원에 대해 제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소방은 응급상황을 대비해 구급차와 소방차를 정문 앞에 대기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새벽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벌이고 있다. 이승령 기자


앞서 윤 대통령의 심문이 종료된 전날 오후께 지지자들은 공수처 차량을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하거나 월담하는 등 각종 물리력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40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는 소수의 인원만이 남았지만 소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 정문 인근에 모인 지지자 20여 명은 구속 소식을 접하고 분통을 터뜨리며 연신 “탄핵 반대”, “이재명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반면 반대편 주차장에서 집회를 벌이던 진보단체 측은 구속 소식이 들리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들은 “윤석열 구속”을 연호하며 자축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분노한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진보단체를 향해 욕설을 하는 등 격양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분리하는 등 안전 조치에 나서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오전 2시 50분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전날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한 뒤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구치소에 있는 윤 대통령은 정식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되며 최대 20일간 구속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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