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랭킹 10위부터 14위까지 5명이 모두 우승하지 못한 선수들로 채워졌다. 10위 방신실, 11위 이제영, 12위 전예성, 13위 최예림, 14위 정윤지 순이다. 이들보다 상금 랭킹이 낮은 선수 중에서 우승을 차지한 챔피언도 11명이나 된다. 특히 이제영과 최예림은 작년 뿐 아니라 아직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정말 운 없는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승을 하려면 실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운도 어느 정도 따라야한다. 평생 한 번 찾아올까 말까한 ‘그날’이 우승으로 연결될 수도 있고 선두권 선수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얼떨결에 우승의 행운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제영과 최예림은 실력은 충분한데 아직 그런 우승 운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현재 K랭킹 ‘톱50’ 중 우승 없는 선수는 모두 12명이다. 16위 이제영이 가장 높고 17위 최예림, 23위 이동은, 26위 서어진, 29위 최민경, 30위 김민선7, 36위 박혜준, 37위 최가빈, 43위 김민주, 46위 홍현지, 48위 박도영, 50위 허다빈 순이다.
이들 중 준우승이 가장 많은 선수는 최예림이다. 2018년부터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벌써 준우승만 8차례를 기록했다. 작년에만 준우승을 세 번 기록했고 최근 3년 동안 6번 준우승을 거두면서도 아직 우승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톱10’ 횟수도 38회나 된다.
2020년 데뷔한 이제영은 준우승 3회와 3위 4회를 포함해 ‘톱10’ 15회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작년 성적이 좋았는데, 준우승 2회와 3위 4회를 포함해 ‘톱10’ 11회가 몰아 나왔다.
지난해 시즌 최종전으로 열린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바로 작년 방신실과 윤이나에 이어 장타 3위에 오른 이동은이다. 1승의 유현조가 신인왕을 차지했고 준우승 2회의 이동은이 신인 랭킹 2위에 올랐다. ‘톱10’도 8번이나 기록했는데,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두 번의 준우승 보다 오히려 공동 7위를 기록한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이었다. 이틀 연속 66타를 치면서 3타차 단독선두에 나섰다가 최종 3라운드에서 73타로 무너지면서 우승 기회를 날렸다.
작년 준우승 두 번을 포함해 10위 이내에 8번이나 오를 정도로 꾸준한 샷을 보여준 서어진도 생애 첫 우승에 가까이 다가간 선수라고 할 것이다.
우승 없는 K랭킹 톱50 선수 중 가장 맏언니는 2014년부터 정규 투어에 합류한 최민경이다. 그동안 232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3회, 3위 4회 포함 ‘톱10’ 24차례를 기록했고 특히 지난해 준우승 1회, 3위 2회, 톱10 6회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2023년과 2024년 준우승 1회씩 기록한 김민선7과 작년 준우승 2회 포함 ‘톱10’ 5회로 괜찮은 시즌을 보낸 박혜준도 올해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이밖에 작년 톱10 7번을 기록한 최가빈, 준우승 1회와 3위 1회의 김민주, 작년 신인 랭킹 3위 홍현지, 2위 2회를 기록한 박도영, 2위 4회의 허다빈 등이 K랭킹 톱50에 올라 있는 우승 없는 선수들이다.
이들 중 올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차지할 선수가 몇 명이나 나올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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