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된 가운데 윤 대통령이 구속된 배경에는 차은경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가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때 했던 질문에 대한 답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차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영장심사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경제 부총리에게 전달한 ‘비상입법기구 쪽지’와 관련, ‘비상입법기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계엄 선포 이후 비상입법기구를 창설할 의도가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해당 질문은 차 부장판사가 윤 대통령에 물은 유일한 질문이었고,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쓴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며 확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질문은 ‘비상계엄 선포가 미친 짓 아니냐’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전파를 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5시간 남짓한 영장심사 과정에서 차 부장판사가 왜 딱 이 한 질문만 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영어 밖에 생각이 안난다. 아 유 크레이지(Are you crazy 당신 미쳤소), 이 뜻 아니겠냐”고 답했다.
판사 출신인 박 의원은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30년을 특수부 검사로 살아온 법률가로, 우리나라에서는 국회를 해산할 수 없다는 건 웬만한 법조인이라면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렇기에 차 부장판사가 윤 대통령에게 ‘진짜 비상입법기구라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냐?’고 물은 것으로, 이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박 의원은 “만일 윤 대통령이 ‘지금 생각해 보니까 이런 기초 상식조차 몰랐으니까 미쳤군요’라고 답했다면 해프닝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인데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질문은 차 부장판사가 대통령이 ‘국회 해산’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던진 질문인데, 대통령이 이에 대한 답을 피한 건 ‘국회 해산’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구속을 자초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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