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일자리로 꼽히는 대기업이 공채를 통한 청년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경력 채용을 중시하는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21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8개 기업의 공채 채용 공시를 통해 30세 미만 신규 채용 실적을 확인한 결과 2021년 2만6351명에서 2023년 2만793명으로 21.1% 감소했다. 시총 상위 10대 기업 중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의 청년 채용 실적 감소폭이 가장 컸다. 2021년 2550명을 뽑았던 SK하이닉스는 2022년 채용 실적이 2927명으로 늘었다가 2023년 228명으로 급감했다. 시총 3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2022년 7887명에서 2023년 2451명으로 약 69% 감소했다. 2021년 528명을 뽑았던 네이버도 2023년 채용 실적이 158명으로 52%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2023년 1만6551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이 중 85%는 해외에서 이뤄졌다.
이들 기업의 작년 채용 실적도 나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작년 하반기 신규채용계획 조사를 한 결과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가운데 57.5%는 ‘채용을 실시하지 않거나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청년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고용 장려를 위한 파격적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청년 등 사회적 취약계층 고용 사업자의 세금을 줄이는 방향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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