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구속 국면에서 보수 진영이 총결집한 결과 국민의힘이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정권 연장론이 정권 교체론을 앞지른 가운데 국민의힘은 표정 관리와 내부 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與 46.5% vs 野 39.0%…정권 연장 48.6% vs 정권 교체 46.2%
20일 여론조사 전문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이 46.5%, 민주당은 39.0%를 기록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7.5%포인트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은 지난해 7월 3주 조사 이후 6개월 만이다.
다만 직전 조사에 보수 286명, 진보 242명이 참여한 반면 이번 조사에는 보수 371명, 진보 226명이 참여해 ‘보수 과표집’이 발생했을 수 있다. 이번 조사에는 윤 대통령 구속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는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차기 대선 집권 세력 선호도에서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은 48.6%,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는 46.2%로 각각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윤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에 체포된 직후 실시돼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세대와 중도층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12월 첫 조사에서 정권 연장을 지지하는 2030세대 비율은 30%를 밑돌았지만 이번에는 각각 20대 52.7%, 30대 50.8%가 ‘정권 연장’으로 기울었다. 중도층 역시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답변이 42.5%로 첫 조사 대비 16%포인트 급증했다.
마냥 웃지 못하는 국민의힘
모처럼만에 지지율 역전에도 국민의힘은 마냥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체포·구속에 따른 보수 진영의 총결집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다면 중도층 외연 확장이 필수라는 주장도 거듭 제기된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정치 상황이 혼란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 없고 당 지지율보다 국민의 불안함과 어려움에 좀 더 다가서야 한다”며 “여론조사 결과는 굉장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일일히 평가할 상황 아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더 이상 강력한 의견을 가진 지지자들에게만 호소해서는 절대로 다수를 차지할 수 없다”며 “강한 의견만 옳다고 생각하지 말고 중도 보수와 중도까지 아우르는 당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로 윤 대통령의 비위 사실이 계속해서 드러날 경우 차기 여권 대선 주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친박(친박근혜)계와 같이 끝까지 윤 대통령을 옹호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017년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과 ‘완전한 작별’에 실패하며 정권을 내준 학습효과 탓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은 모습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출당론에 대해 야당에 물어보라"며 추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7.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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