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중국 내 인공지능(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는 첨단 컴퓨팅 자원이 많이 필요한 AI의 ‘훈련’(train) 영역보다는 적은 자원으로도 경쟁이 가능한 ‘추론’(inference)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는 계획으로 알려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웨이가 추론 작업에 특화된 AI 칩을 만들어 현지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엔비디아의 시장 점유율을 일정 부분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훈련을 위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존하고 있다. 이 제품 없이 관련 기술 개발이 힘들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판단에 추론에 특화한 제품을 만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화웨이는 AI 모델 훈련 필요성이 적어지고 챗봇과 같은 AI 애플리케이션이 더 널리 보급되면 추론 작업의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 취리히 연구소에서 추론 가속화를 연구하는 조지오스 자카로풀로스 수석 AI 연구원은 “훈련은 중요하지만 필요한 시기가 제한적”이라면서 “화웨이는 추론에 집중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 지원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술 대기업들에 화웨이의 AI 칩을 더 많이 구매하고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아직 화웨이 제품이 훈련 작업에서는 엔비디아 제품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번스타인의 린 칭위안 중국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AI 칩인 어센드 시리즈는 칩별 성능은 좋지만, 칩 간 연결성에는 병목 현상이 있다”면서 “따라서 큰 모델을 훈련할 때는 작업을 잘게 쪼개야 하며, 한 칩에 장애가 발생하면 소프트웨어는 다른 칩이 지체 없이 이를 대신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미애널리틱스의 딜런 파텔 수석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H20 GPU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AI 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화웨이가 제조 능력을 늘리면서 두 기업 간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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