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남4구역 재개발 공사 수주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강남구 개포동에서 또 한 차례 경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개포주공6·7단지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총 10곳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했다. 이들 건설사가 설명회에 참석한 것은 설명회 참석 건설사에만 입찰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3월 12일이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사업은 강남구 개포동 185일대 11만 6682㎡ 용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2689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앞서 개포주공1·2·3·4·5·8·9단지가 재건축을 완료하고 입주를 마쳤거나 시공사가 정해진 만큼 사업지는 개포동 ‘마지막 노른자 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예상 공사비는 1조 5000억 원대에 달하며 3.3㎡당 공사비는 890만 원으로 책정됐다.
건설 업계는 이번 수주전이 사실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건설사 모두 개포동 일대 재건축 경험이 있는 데다 올해 공격적으로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삼성물산에 내어준 현대건설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설욕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은 지난 18일 열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압구정과 성수 등 남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만큼 주요 건설사들의 전략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포동 외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시공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조합은 다음 달 5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공사 규모는 총 1828가구로 상대적으로 작지만 공사비가 3.3㎡당 950만 원에 달해 ‘알짜’ 사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입찰을 검토 중이다. 오는 3월 입찰을 마감하는 잠실우성1·2·3차에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경쟁이 점쳐진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7조 8600억 원대로 전년 대비 약 38% 증가했다. 올해는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해외 플랜트 등보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주택 부문 비중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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