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조기 대선이 가시권에 접어드는데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되며 여당에 추월을 허용하자 야권 잠룡들이 이 대표 견제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인 임 전 실장은 이날 ‘이제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는 안타깝다.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 해도 그렇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안에 원칙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위치를 먼저 탐하고, 태도와 언어에 부주의한 사람들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는 게 참 불편하다”면서 “상대의 실수에 얹혀 하는 일은 지속하기가 어렵다. 성찰이 없는 일은 어떻게든 값을 치르게 된다. 그게 두렵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저들의 모습에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는다.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구속 후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지는 당 상황에 대해 ‘자성’을 촉구하며 쓴소리를 한 것이다.
다른 야권 대선 주자들도 이 대표와 대조적인 행보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WEF)에 참석해 본인의 강점인 경제와 함께 외교 능력도 부각하는 모습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최근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 ‘하얼빈’을 단체 관람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지도부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수사를 벌이는 검찰이 윤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수사에 소극적이라면서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을 검토하며 지지율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응해 민주당의 수권 능력과 안정성을 내세우는 행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미 동맹 지지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82명의 민주당 의원이 결의안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미 동맹을 더 강화하고 다시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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