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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내려도 "비싸"…40년 구축 찾는 전세족

서울 신축·준신축 떨어질때

성산시영·노원 '미미삼' 등

정비사업 앞둔 노후 단지들

저렴한 가격에 수요자 몰려

구축은 전셋값 상승 '기현상'

사진 설명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구축 단지의 전셋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신축 단지의 전셋값이 소폭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문턱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노후 단지로 ‘전세족’이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준공 20년이 넘은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6%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는 0.02% 하락했다. 5~10년 차인 준신축 전셋값도 0.06% 떨어졌다. 이처럼 신축 단지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보합으로 돌아섰다.

준공 40년이 넘은 아파트에도 전세 계약이 몰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성산시영’에서 지난해(1~11월) 체결된 전세 계약은 총 596건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 중 4위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1986년에 지어져 올해 40년 차다.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인 노원구 ‘미륭·미성·삼호3차(509건)’와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453건)’ 등도 전세 계약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강남구 ‘은마(433건)’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432건)’도 높은 전세 계약 건수를 보였다.



이들 단지는 모두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산시영과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연내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고, 미륭·미성·삼호3차는 정비계획 입안을 위한 주민 동의율 50%를 확보한 상태다. 노후 단지는 재건축이 가시화될수록 매매 거래가 늘어난다. 반면 노후화가 진행된 만큼 주차 문제와 수도 누수, 녹물 등 불편한 주거 환경에 전세 거래량이 감소하는 양상을 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 수요가 몰린 주 요인으로는 저렴한 전셋값이 꼽힌다. 성산시영의 전용면적 59㎡ 전세 시세는 3억 원으로, 지난달 마포구의 같은 주택형 평균 전셋값(약 4억 7000만 원)보다 저렴하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전용 76㎡는 이달 4억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송파구 동일 주택형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7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3억 원 싼 금액이다. 워낙 규모가 큰 대단지인 데다 집주인 실거주 비율이 40%대로 낮아 전세 물건이 많은 것도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 꼽힌다.

전세족이 몰리자 일부 노후 단지에서는 전셋값이 뜀박질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3㎡ 전세 시세는 지난해 하반기 6억~6억 5000만 원대였지만, 이달에는 7억 원대로 상승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 수리 경우에는 7억 후반대까지도 매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올해 시공사 재선정을 앞둔 노원 ‘상계 주공5단지’ 전용 31㎡도 지난달 1억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반면 동대문구와 강동구 등 신축 대단지 입주가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세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동대문구 이문동의 ‘래미안 라그란데’ 전용 59㎡는 전세 호가는 4억 8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보다 2000만 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강동구 상일동의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전용 59㎡도 이달 한 달새 3000만 원 내린 5억 8000만 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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