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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지대 재건축 아파트…새해에도 신고가 행렬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가 새해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사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상황에서 신축 아파트의 가격 급등세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재건축 단지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아파트 전용 139㎡는 이달 8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2일 51억 6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던 이 아파트는 53억 원에 거래돼 불과 한 달여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1976년 준공된 여의도 서울아파트는 2023년 지구단위계획 수립안을 주민 제안 방식으로 영등포구에 제출하는 등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고가는 다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압구정 한양4차 전용 208㎡는 이달 10일 77억 원에 거래되면서 이전 최고가(71억 원)를 약 5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압구정 현대13차 전용 105㎡도 이달 11일 50억 원에 매도됐다. 이는 지난달 경신한 신고가와 같은 금액이다.



양천구 목동에서는 이달 18일 하루에만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 98㎡와 122㎡가 각각 21억 2000만 원과 23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동시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이달 3일 강남구 일원동 우성7차 전용 83㎡가 26억 원, 8일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전용 164㎡가 27억 5000만 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같은 재건축 단지의 신고가 행렬은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춘 상황에서 나타나 더욱 눈길을 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넷째 주부터 4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 보합을 기록하며 제동이 걸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올 들어서도 상승 전환에 실패하며 3주 연속 보합을 기록한 상태다. 심지어 지난해 4월께부터 줄곧 상승했던 강남구와 양천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마저 올 들어 보합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신축 선호 현상과 추가분담금 우려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억눌렸던 재건축 단지가 수혜를 입는 것으로 진단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컨설턴트는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동안 재건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며 갭이 커졌는데 신축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재건축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며 “특히 공사비 상승세가 둔화되며 추가분담금에 대한 우려가 덜어지는 상황에서 분양가는 계속해서 오르자 향후 더욱 비싸게 분양할 수 있는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며 더 높은 가격에 매매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서울 핵심지에 위치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거래 자체가 제한되는 만큼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주요 재건축 단지의 경우 토지거래허가제 대상이다보니 정상적인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새롭게 매매계약이 체결될 때마다 신고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희소성이 부동산의 가치를 결정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공급이 제한된 이들 핵심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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