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가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국 상황과 관련,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떤 기회가 주어지든, 나는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회복, 경제재건을 위해 가장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현지 시간으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미디어 리더들에게 한국 정치경제 상황을 브리핑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대화’로 이름 붙여진 이날 세션은 주최 측인 세계경제포럼이 제안해 마련됐다.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이 ‘미디어리더 브리핑’을 한 것은 야당 소속 인사로는 처음이며, 도지사(광역시장)로서도 처음이다.
이날 세션에는 계엄 및 탄핵으로 얼룩진 한국 상황에 대한 세계 미디어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미국·영국·중국 ·아랍에미리트·말레이시아 등의 20명 가까운 방송사 신문사 통신사 편집장·특파원·외교전문기자 등이 참가했다.
브리핑 자리에 배석한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김 지사는 한국에 대한 ‘신뢰 회복’을 목표로, 한국 경제의 잠재력과 회복탄력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김 지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진통은 단지 성장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역경이 견고함을 만든다. 저는 한국인의 잠재력과 회복력을 확신한다. 역사 자체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비상계엄 저지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해) 매일 밤 응원봉으로 밤거리를 밝히던 평범한 사람들이 (탄핵후에는) 매일 낮 일터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이들과 함께 저는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며, 국가 경제를 회복하는 데 있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현재의 혼란스런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인용 및 조기대선 △경제전권대사 임명 △윤석열 정부와는 다른 새정부의 ‘완전히 새로운 정책’ 등을 큰 틀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더욱 강해지고, 경제는 번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지사는 조기대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자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하는 대신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그는 브리핑 모두 발언부터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어야 당선되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자리”라며 “전직 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서 저는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평가하고 올바른 해결책을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대선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수레를 말 앞에 둘 순 없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다음 대선에서는 반드시 정권교체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불법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 다시 정권을 잡는다는 것은 안된다. 어떤 기회가 주어지든, 나는 정권교체와 민주주의 회복, 경제재건을 위해 가장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열세에 놓인 상황에 대해 “K-드라마 재밌지 않나? 한국 정치도 속도나 반전이 대단하다. K-정치드라마라 할 수 있다. 예측가능하지 않고 변화무쌍하다. 일주일 뒤 지지율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모른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