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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핵무장 필요” 野 “미북대화 재개“ 기대

■'트럼프 스톰' 엇갈린 정치권

나경원 "균형차원 평화적 핵무장"

홍준표 "북핵위협서 벗어나는 길"

野는 "주변국에 핵 도미노" 지적

李 '반미 프레임' 염두 동맹 강조

트럼프 대응 경제안보특위 출범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며 ‘트럼프 스톰(storm·폭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여야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과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자체 핵무장 목소리를 높였고 더불어민주당은 북한 비핵화를 강조했지만 미북 대화 재개에 기대를 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1일(현지 시간)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면 북핵 폐기를 위해 핵 균형의 차원에서 한국에도 그런 힘(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미국 측도 귀를 기울이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핵무장은 북핵 폐기를 위한 ‘평화적 핵무장’”이라며 “북한의 셈법을 바꾸고 비핵화 협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나 의원을 비롯해 여당의 윤상현·김기현·김석기·김대식·인요한·조정훈 의원은 대표단을 꾸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의원단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 하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인 영 김 공화당 의원, 트럼프 1기 비선 참모로 불린 로저 스톤 등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트럼프 취임 후 북미 대화가 시작되고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이 되면 한국에는 악몽”이라며 “한국 여론의 70%가 자체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방미 중인 여권 잠룡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남은 건 남북 핵 균형 정책을 현실화해 북핵 위협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핵무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 발언이 그리 나쁜 징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도 “트럼프와 김정은의 딜이 ‘나쁜 딜’로 간다면 우리는 미국에 독자 핵무장을 요구하고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교류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 의지를 표명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조승래 의원은 여당의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주변국에서 ‘핵 도미노’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만나 ‘한미 동맹’ 강화도 다짐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여권의 이 대표를 향한 ‘친중·반미 프레임’ 공격을 약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윤 대사대리에게 “대한민국이 자유민주 진영의 일원으로 한미 동맹 아래에서 지금까지 성장과 발전을 이뤄왔던 것처럼 앞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더 강화하고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이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82명은 전날 ‘한미 동맹 지지 결의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대응해 ‘경제안보 특별위원회’를 이날 출범시켰다. 위원장을 맡은 5선의 김태년 의원은 “‘트럼프 스톰’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조치가 취해졌고, 취해질 것 같다”며 “정부 대응 능력이 크게 약화해 있어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시대에 경제와 산업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실용적인 전략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국 진단, 향후 정국 대응 방안과 함께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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