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확’ 바뀌었다. 그동안 고수해오던 정사각형(1:1 비율) 모양 사진 그리드를 직사각형 이미지로 변경하고 숏폼 동영상 서비스 ‘릴스’의 영상 길이를 최대 3분으로 늘리는 등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다. 이를 두고 미국에선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서비스 중단 위기에 놓이자 인스타그램이 틱톡과 유사한 기능을 잇따라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이달 17일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사진 그리드가 정사각형 아닌 직사각형으로 이미지를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틱톡의 프로필 페이지와 유사한 레이아웃이다. 다음날인 18일 모세리 대표는 인스타그램의 숏폼 동영상 서비스 '릴스'의 영상 길이를 최대 90초에서 3분으로 늘릴 것이라고도 밝혔다. 틱톡은 2023년부터 이용자들에게 더 긴 영상을 올리도록 독려해왔다. 모세리 대표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숏폼 동영상에 초점을 맞춰 릴스를 최대 90초까지 허용해왔지만, 더 긴 이야기를 공유하려는 이들에게서 '너무 짧다'는 피드백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는 지난 19일 새 동영상 편집 앱('Edits')을 선보였다. 이 앱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인기 동영상 편집 앱 '캡컷'과 매우 유사하다고 CNN은 전했다.
인스타그램의 이번 업데이트는 틱톡의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유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고 CNN은 짚었다. 과거 틱톡이 숏폼 동영상 돌풍을 일으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을 때도 인스타그램은 2020년 릴스를 틱톡의 대항마로 내놓았다. 다만 인스타그램 측은 이번 변경 사항에 대한 CNN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틱톡은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지난 19일부터 신규 다운로드 등 서비스가 제한되는 ‘틱톡 금지법’의 적용을 받아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일인 20일(현지시간)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 간 유예해 틱톡의 미국 내 서비스가 일부 복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간 동안 틱톡의 미국 사업권의 최소 50%를 미 기업에 매각할 것을 권했고, 중국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은 틱톡 서비스 중단 위기 속에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영문명 레드노트·Red note)를 비롯한 다른 대체 앱들의 인기가 급상승했지만 인스타그램 다운로드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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