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김해에는 빨갱이가 많아 의정활동 하기 힘들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국민의힘 소속 이미애 김해시의원이 22일 공식 사과했다.
김해시의회 운영위원장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9일 창원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흥분한 시민이 ‘김해 빨갱이 내려와라’란 말을 외쳐 즉각 화답하며 흥분을 진정시키려고 ‘김해에는 빨갱이가 많습니다’라는 즉흥적인 답변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해시민을 빨갱이로 생각해 본 적이 없고 흥분한 군중의 발언에 신속히 응수하고 다른 이야기로 전환하려 했는데 대응이 부족했다”며 “듣는 이의 해석에 따라 부적절한 단어이기에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되었을 김해시민께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9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김해에는 빨갱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의정활동 하기 상당히 힘듭니다”라는 발언을 해 빈축을 샀다. 이어 집회에 함께 참석한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유상 의원은 “빨갱이가 많다고 했던 김해에서 우리 자유 우파 대한민국 애국보수의 힘을 펼칠 수 있도록”이라고 했다.
이후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빨갱이 발언이 뭐가 잘못됐느냐”며 “국민과 시민이 판단할 것이며, 현재로선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해 질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게 이 발언이 부적절하고 잘못을 인정하기 때문에 사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의회에서 의원 품위유지 위반 등으로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경우 “의원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김해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퇴진 김해시민연대는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 빨갱이'’발언을 한 이 의원과 같은 당 원내대표인 김유상 시의원에 대해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지역 주민들도 시의회와 시청에 항의성 전화를 하거나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리는 등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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