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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동남아 최초 동성결혼 '합법'…'남녀' 아닌 '두 개인'으로

지난해 의회 통과한 ‘결혼평등법’ 발효

동남아 최초·아시아 세 번째 허용 국가

대규모 행사도…총리 “자부심 가져야”

지난 15일 방콕 정부청사 앞에서 동성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태국에서 23일부터 동성 간 결혼이 허용된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아시아 국가에서는 대만과 네팔에 이어 세 번째다. 동성 커플이 합법적으로 부부가 됨에 따라 상속, 세금 공제, 입양 등에서도 이성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받는다.

22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정부 의회를 통과한 결혼평등법이 발효돼 23일부터 전국 행정 사무소와 해외 태국 대사관·영사관에서 성소수자(LGBTQ) 커플 혼인신고가 가능하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꿈만 같지만 꿈이 아니다. 모두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고 있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성소수자 커플 혼인신고를 위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공무원 교육을 실시했으며, 법 발효를 기념하는 행사를 전국적으로 열 계획이다.



방콕시와 성소수자 단체 방콕프라이드는 23일 방콕 시내 대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 대규모 ‘결혼 평등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에서는 성소수자 결혼 합법화 첫날을 기념해 대규모 결혼 등록이 이뤄진다. 주최 측은 300여 쌍이 사전 참가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방콕프라이드 창립자인 앤 추마폰은 “결혼평등법은 성소수자에게도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존엄성을 되찾아준다”며 “이 여정을 함께해온 모든 커플에게 의미 있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으로 부부가 되기를 기다려온 동성 커플들도 감격을 표했다.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연인과 부부처럼 살아온 여성 다나야 폼파윰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갑자기 현실이 돼 정말 행복하다”고 AP에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동성 결혼 합법화는 태국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대만, 네팔에 이어 세 번째다. 태국 하원과 상원은 각각 지난해 3월과 6월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혼평등법을 통과시켰고, 같은 해 9월 국왕이 이를 승인했다. 신규 법안은 기존 ‘남녀’ ‘남편과 아내’를 ‘두 개인’ ‘배우자’ 등 성 중립적 용어로 바꿔 18세 이상이 되면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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