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완비’의 인기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서치펌과 헤드헌터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드라마 속 그려지는 헤드헌터의 일반적 모습은 이직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좋은 기업의 포지션을 제안 및 설득하여 최종 입사까지 돕는 채용전문가다.
특히 이러한 헤드헌팅 사업운영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커리어우먼 지윤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그려지며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꿈꾸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헤드헌터 세계는 어떠할까?
- 도전은 열려 있지만 생존은 쉽지 않은 세계
1999년 처음 서치펌을 설립하고 25년 가까이 운영하며 현재 글로벌 서치펌들과도 활발하게 협력 중인 프로써치코리아 김혜종 대표는 ‘나완비’ 속 모습처럼 헤드헌터란 직업을 쉽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말한다. 그는 누구나 도전은 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헤드헌팅을 통해 일정 수익을 발생시키는 비율이 전체 헤드헌터 중 20~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드라마는 서치펌 내에서 발생하는 달콤한 로맨스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실제 분위기는 한 건의 성과라도 더 만들어 내기 위해 각자 헤드헌터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항상 바쁜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서치펌은 개인이 성과를 내고 일정한 수수료를 가져가는 ‘성과제’로 운영되어 성과가 없다면 당장의 생계 유지조차 힘들 수 있기 때문.
- 다양한 이력의 헤드헌터, 전문성이 성공 좌우
과거 헤드헌터는 좋은 학력을 가진 대기업 인사팀 출신들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직업의 다양성이 커지며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헤드헌터가 늘고 있다. 프로써치코리아 이윤서 전무(사진)도 색다른 이력을 가진 헤드헌터 중 한 명이다.
이 전무는 법학을 전공 후 대한민국 공군에 합류하여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유능한 부사관이었다. 이후 13년 넘게 특수성을 가진 군대 조직의 인사부서를 책임지며 쌓은 HR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영국계 서치펌에서 헤드헌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프로써치 코리아에서 바이아웃(Buy-out)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PE사 및 다양한 산업군의 C레벨을 주력으로 고객사들에게 필요한 인재들을 추천하고 있는 업계 탑티어 헤드헌터이다.
‘나완비’ 속 지윤과 같은 당당함으로 무장한 그녀에게 헤드헌터란 직업은 어떠한 의미일까? 이 전무는 “오랫동안 군에서 수많은 간부 및 병사들을 만나고 적재적소에 맞게 인사 업무를 진행했기 때문에 헤드헌터로 성공을 쉽게 생각했다”며 “생각과 달리 헤드헌팅은 굉장히 복잡 하고 예민하게 다뤄야 할 수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기업의 사업전략과 후보자의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이기 때문에 직무에 대한 전문성이 철저하게 갖춰져 있지 않으면 단 한 명의 후보자도 설득 및 추천이 어려웠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기업이 원하는 좋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직무분석과 정확한 후보자의 역량평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몇 년간 밤낮없이 JD(Job Description), 이력서와 사전 인터뷰(Pre-interview)에 기반한 후보자 역량을 분석하며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세스 진행 중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매번 새롭기 일어나기 때문에 드라마 속 지윤처럼 헤드헌팅과 사내 로맨스까지 함께 하기에는 다소 힘들다”고 의견을 말했다.
마지막으로 “헤드헌터를 목표로 한다면 화려한 드라마 속 모습을 꿈꾸기보다 산업군과 직무에 대한 정확한 전문지식과 핏(fit)한 후보자를 선별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갖기 위해 몇 년간은 JD와 이력서만 보며 하루하루를 보낼 각오로 시작했으면 한다”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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