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두고 서로를 향해 쌍방 공세를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불러온 국민적 분노의 원인은 야당의 발목잡기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사법부의 편파성에 있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극우세력과 협력해 ‘2차 내란’에 동조하고 있다고 맞섰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법 집단 난동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문에서 “이 신성한 민의의 전당에서 그동안 거대 야권의 얼마나 많은 탄핵이 남발됐느냐. 수많은 입법 폭주에 지난해 연말에는 사상 초유의 예산 농단까지 있었다”며 “국회에서 벌어진 이 모든 사태가 서부지법 소요 사태와 무관한지 우리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을 향해서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로 국민적 분노가 치솟았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지난해 11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최한 윤 대통령 퇴진집회에서 경찰관 105명이 부상당했지만, 이번 서부지법 사태보다 훨씬 적은 인원이 경찰에 연행된 점을 거론하며 “한쪽 진영의 불법만 단죄하고 다른 한쪽 불법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 공정하게 처리해 달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또 집단 난동 피의자들에 대해 “단순히 맹목적인 지지자라서, 불이익한 결과가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일련의 사법절차 결정 과정을 보고 사법기관이 너무 편파적으로 해석하고 집행의 공정성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사법부의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 없이 10여 분간 사법부와 공수처 등을 질타했다. 장 의원은 오 처장을 겨냥해 “공수처에 항의하다가 분신한 시민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와인을 마시며 웃고 즐기는 공수처장의 모습은 사법이 정치를 껴안고 춤을 추는 모습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12·3 쿠데타의 그날, 내란수괴 윤석열은 군부와 경찰 등 무력을 동원해 1차 내란의 방아쇠를 당겼다”며 “두 달째로 접어든 지금, 내란 동조 반체제 정당 국민의힘과 극우 폭력세력을 등에 업고 2차 내란을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란 수괴를 옹호하고 심지어는 구출해내려고 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막는 행위는 반체제 활동”이라며 “내란 정당 해산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전광훈 씨가 폭동의 배후일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다”며 “경찰은 눈치보지 말고 법치주의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여야는 발언대에 선 상대당 의원들을 향해 고성과 야유를 퍼부으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여당은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관련 현안질의가 진행돼 이날 본회의 현안질문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최를 결정했다. 우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안질문에 대한 이견이 있었지만 국회가 이번 사태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갖고 대처하려면 국회의 의사를 대표하는 본회의에서 사안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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