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은 섬세함도, 신경질적인 면도, 친절함도 있는 다면적인 사람이에요. 리스트는 ‘나 좀 대단해’라는 생각이 음악에서도 느껴지고요. 베토벤은 독특한 사람이에요.”
오는 3월 1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리사이틀을 여는 노부유키는 22일 화상 인터뷰에서 “슬픔이나 괴로움을 음악의 힘으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면서도 “피아노를 치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천적 소안구증으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이 노부유키가 ‘장애를 딛고’ 피아노를 친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단 삼십분만 이야기해도 생각이 바뀐다. 그는 피아노도, 장애도 그 자체로 동행하는 삶을 택했다.
한 해 사이에 큰 변화도 있었다. 지난 해 4월 노부유키는 임윤찬이 속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그라모폰(DG)와 정식 계약을 해 같은 해 11월 앨범을 냈다. 첫 앨범의 콘셉트는 베토벤이다. 그는 “베토벤이 청력을 잃었다는 점은 음악가로서 굉장히 힘든 일이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걸작을 작곡해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에게 음악의 시작점은 쇼팽이다. 그는 “쇼팽은 제가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출발점에 있는 작곡가”라며 “그 자체로 우아하고 멜로디도 아름답지만 고국인 폴란드를 사랑했던 마음도 음악에 드러나는데 이 점에서 쇼팽을 피아노의 근원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도 없이 많은 공연을 진행하지만 늘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택한다. 노부유키는 “최근에는 라흐마니노프 등 러시아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무대, 공연마다 관객분들께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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