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가 멈춘 서울 부동산시장에 한기가 감돌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 다음으로 집값이 비싼 마포·용산·성동구(마용성)에서도 호가가 내려가고 있는 만큼 서울 부동산 시장도 하락 전환이 코 앞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물량은 8만9808건으로 집계됐다. 석 달 전보다 4440건 늘었다.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7월보다는 9979건 증가했다.
대통령의 계엄·탄핵 정국으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아파트 매매 수요가 확 꺾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으로 대출규제가 강화했고, 은행들이 금리를 높여 대출 문턱을 높인 탓도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35.4였다. 지난해 7월 70대였던 이 지수는 8월 들어 60대로 내린 뒤 계속 하락해왔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매수자가 많음을 뜻한다. 수치가 적을수록 매도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아파트 매매가격과 거래량을 봐도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하락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량은 2938건이다. 거래 신고 기간이 일주일 정도 남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최종 거래량이 3000건 안팎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3월부터 4000건을 돌파해 7월에는 9218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해 6월부터 12억원을 계속 넘겼지만 지난해 12월은 이날 기준 11억5216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강남 3구 다음으로 집값이 비싼 마용성에서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마포구와 성동구에서도 집주인들이 가격을 1000만~2000만원 정도 조절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곳보다 집값이 더 낮은 지역이라면 이미 호가 조정이 많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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