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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나쁜 줄은 알았지만…‘이 암’ 위험도 높인다고?[헬시타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단국대 공동 연구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 활용 23만여명 분석

미세먼지 농도 '나쁨', 초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도심이 뿌옇게 보인다. 연합뉴스




추위가 잦아들며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미세먼지 노출이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노미정 단국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박지환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기준에 부합하는 23만1997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노미정 단국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박지환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교수. 사진 제공=각 기관


연구팀은 피험자의 검진 데이터를 한국환경공단이 제공하는 ‘에어코리아’의 미세먼지 데이터와 연계해 2005년부터 3년간 미세먼지 노출을 확인했다. 미세먼지 등급은 한국 기준에 따라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0㎍/㎥ 이상)으로 나누고 추적기간을 2010년부터 8년으로 산정한 다음 암 발생 여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지역별 비뇨기계암 발생률과 미세먼지 농도 분포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신장암, 전립선암 등 비뇨기계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의 중앙값(56㎍/㎥)을 기준으로 비뇨기계 암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 5만 677명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암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도 유사했다.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된 집단은 비뇨기계암 발병 위험률이 더 높았고 특히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성별·흡연·음주·당뇨·고혈압 여부 등 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보정한 후에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 분포(A)와 지역별 비뇨기계암 발생률(B).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미세먼지는 암을 일으키는 1군 발암요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기도 내 비정상적 염증 반응이 증가해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미세먼지 속 유해 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침투하면 심혈관질환 같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의 어르신이나 어린이, 임산부는 더욱 위험하다. 다만 유럽·중국 등에서 진행된 선행연구 결과에서는 미세먼지 노출과 비뇨기계 암 발생 사이의 연관성이 상충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의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박용현 교수는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경우 미세먼지 노출이 신장암과 전립선암 위험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실내 공간에서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암연구저널(American Journal of Cancer Research)’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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