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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누가 6번 맞아” 접종횟수 줄인 ‘6가 혼합백신’ 이젠 무료로[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4번 맞는 6가 혼합백신 ‘헥사심’ 1월부터 국가 지원

기존 5가 혼합백신 대비 접종횟수 2회 줄어든 강점

과거 접종이력 따라 투여 가능 여부 달라질 수 있어

이미지투데이




“아직까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는 거지?”

결혼 10년차 때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족’으로 살겠다던 결심을 깨고 출산에 성공한 C가 대뜸 전화로 이렇게 묻더군요. 뚱딴지 같이 무슨 소리냐고 물으니 C는 “출산한지 네 달 밖에 안됐는데, 한밤중에 39℃ 이상 열이 나고 묽은 변을 보는 바람에 응급실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이가 잠든 사이 아기수첩을 펼쳐 놓고 예방접종 스케줄을 정리하다가 막막한 기분이 들어 전화를 걸었다고요.

출산 직후에 만난 지인들은 하나같이 아이의 예방접종 일정에 맞춰 병원을 방문하는 데 대한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결핵·파상풍·백일해·홍역·풍진 등 거의 모든 감염병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 없거든요. 질병관리청이 생후 12개월 안에 예방하도록 권장하는 감염병은 16종에 달합니다. 출생 직후 맞히는 B형 간염을 시작으로 이들 질환을 각각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따로 맞힐 경우 최대 27번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해요. 병원 방문 횟수도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니 맞벌이 부부에겐 여간 스트레스가 아닐 겁니다. 주위의 만류를 뒤로 한 채 출산휴가 3개월만 쓰고 복귀했던 후배 K는 병원 방문 때마다 연차를 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두달 만에 육아휴직에 들어갔을 정도였요. 요즘처럼 독감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면 가뜩이나 면역력이 약한 아기를 데리고 병원을 오가는 동안 감염병에 노출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큽니다.

사노피의 ‘헥사심’ 제품 사진. 사진 제공=사노피




결론부터 말하면 단 한 번의 접종으로 감염병에 관한 걱정을 전부 덜어줄 만능 백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혼합백신을 활용해 복잡한 영유아 기초예방접종을 간소화할 수는 있죠. 우리나라에는 2021년 4월경 영아 기초접종에 해당하는 6가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6가 혼합백신이 도입됐습니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한 ‘헥사심’입니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소아마비·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등 기존 5가 혼합백신을 통해 예방 가능한 5가지 감염병에 B형 간염까지 한 번에 예방 가능할 수 있는 백신이죠. 출생 직후 B형 간염 백신을 맞혔다면 생후 2·4·6개월째 3번만 추가 접종하면 되기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5가백신보다 접종 횟수를 2회 줄일 수 있는 게 6가 백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들 질환을 각각 예방할 수 있는 기초접종 백신을 일일이 맞는다면 생후 6개월까지 무려 12번의 주사를 맞혀야 한다고 해요. 그렇게 생각하니 혼합백신의 등장이 얼마나 획기적인지 체감이 되시죠?

헥사심 도입 전후 접종 횟수 변화 표. 사진 제공=사노피


헥사심은 국내 도입된지 4년여 만에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공식 도입됐습니다. 그동안은 5가가 아닌 6가 백신을 선택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 했는데, 이달 2일부터 전국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지정의료기관에서는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무료 접종이 가능해진 겁니다. 다만 과거 접종 이력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후 1개월에 B형 간염 단독 백신(2차)을 접종했다면 헥사심 투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6가 혼합백신 접종을 원하는 경우 생후 1개월에 BCG(결핵) 백신만 접종하고 B형간염 단독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야 하죠. 그에 반해 접종 스케줄을 놓쳐 생후 2개월까지 B형 간염 단독 백신을 맞히지 않았고 DTaP·소아마비·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도 처음 접종 받는 경우라면 헥사심 접종이 가능합니다. C처럼 생후 4개월 자녀를 키우는 경우 이전에 맞은 백신의 제조사에 따라 달라지는 데요. DTaP 함유 백신은 제조사마다 백신 제제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기초 3회는 동일 제조사의 백신으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거든요. 만약 이전에 동일 회사에서 제조한 5가 혼합 백신 ‘펜탁심’을 맞혔다면 남은 3차 접종을 ‘헥사심’으로 접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설명을 들어도 알쏭달쏭 헷갈리시나요? 보다 정확한 사항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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