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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상금 때문에 만든 456억 '가짜 지폐' 100만장…관리는 어떻게?

소품용 화폐 제작하려면 '한국은행' 승인 필요

한 장 한 장 개수 세서 확인

촬영 끝나면 담당자 앞에서 전량 파쇄해야

오징어게임 시즌1 포스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상금인 ‘456억’ 돼지저금통을 구현한 소품용 지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에 사용된 소품용 화폐는 역대 국내 드라마에서 사용된 모조품 지폐 중 가장 많은 양이다. 5만 원권 100만 장, 총 500억 원어치가 사용됐다.

국내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위해 소품용 화폐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에 화폐 모조품 이용 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서에는 모조품 이용 기간과 사용처, 제작하려는 화폐의 종류·수량·규격·재질, 인쇄 방법, 모조품 시안 등을 모두 첨부해야 한다.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기 위한 촬영물이라도 모조품 이용 신청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은행의 승인이 떨어지면 제작진이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모조 지폐를 인쇄한다. 제작이 완료되면 모조품이 실제 제출한 도안에 맞게 제작됐는지 한국은행이 확인하는 절차를 한 번 더 거친다.



이렇게 제작된 가짜 돈은 사용 신청한 작품의 촬영이 끝나면 즉시 폐기해야 한다. 다른 작품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가짜 화폐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국은행 담당자가 보는 앞에서 모조품을 전량 파쇄해야 한다.

오징어게임 역시 시즌1 촬영 이후 사용된 지폐를 모두 폐기했고, 시즌2 제작을 위해 다시 가짜 지폐를 제작했다. 이에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징어게임'에 사용된 가짜 지폐가 "워낙 양이 많아 운반이 어려워 촬영이 끝난 후 담당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가서 폐기 절차를 진행했다"며 "폐기용 차량을 동원했는데도 2시간 이상이 걸릴 만큼 많은 양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국은행 최다흰 조사역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이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최 조사역은 “만약 (가짜 지폐) 10만장이 필요하다면, 10만장을 만들어오면 우리가 개수를 센다. 혹시 더 만들었으면 안 되니까”라며 “나중에 촬영하고 나서도 그걸 다시 가져오면 10만장이 그대로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우리가 보는 눈앞에서 폐기한다. 유출되면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조사역은 오징어게임에 이용된 소품용 지폐에 대해 “그게 여태까지 중에 제일 많았다”며 “100만장이라 저희가 세는 데 고생을 좀 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철저한 관리에도 간혹 촬영용 위조 지폐가 유출되거나 도난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2015년에는 한 단역배우가 경기와 서울에서 드라마 소품용으로 만들어진 5만 원권 지폐와 10만 원권 수표를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2019년에도 소품용 달러를 구입해 택시요금으로 내고 거스름돈을 챙긴 남성이 수사를 받은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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