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친윤(친윤석열)계의 비토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한 달여 잠행을 끝나고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24일 여권에 따르면 친한(친한동훈)계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모처에서 한 전 대표와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표는 진 의원에게 "기죽지 말라"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는 상황인 만큼 단단하게 잘 추슬러보자"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의원은 오찬 직후 한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저도 나라만 생각하고 함께 가겠습니다"라고 썼다.
같은 친한계인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과 김종혁 전 최고위원 역시 한 전 대표의 근황을 전하며 정치 활동 재개를 시사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23일 CBS 라디오에서 "오늘 한 전 대표가 저한테 '잘 지내시죠'라며 문자를 보냈다"며 "뭔가 이야기를 하려나 싶어 '잘 지내죠'라고 답변을 곧바로 보냈는데 거기서 뚝 끊어졌다"고 했다.
한 전 대표가 답하지 않을 것을 두고 "'잘못 보냈나' 싶기도 하지만 (등판 시기를 놓고) 많이 고민하고 있지 않나는 느낌을 받았다"고 김 전 비대위원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가 외관상으로는 국민의힘에 의해서 쫓겨났기에 재등판 시기는 본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외부 여건에 달려 있다라는 말을 제가 한 적 있는데 지금 그런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 않나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는 제일 먼저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대통령 조기 퇴진을 요구했다"며 "대통령이 하시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안 하겠다고 해 결국은 탄핵으로 간 것에 대해 마음이 좀 아플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 설 지나면 어떤 식으로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2월 재등판을 예상했다.
앞서 한 전 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찬반 당론을 두고 친윤계와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다 패하며 지난해 12월 16일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한 전 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탄핵으로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께 많이 죄송하다. 그런 마음 생각하면서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회견 후 지지자들을 만나선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마시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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